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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이론

카카오 이야기, '코코아의 종류' 제대로 알기

by 꿈지식 해결사 2026. 8. 16.

한국에 있을 때는 그저 '단맛 나는 초콜릿 가루' 정도로만 생각했던 코코아가 이곳 중미에서는 품종과 가공 방식에 따라 천차만별의 풍미를 자랑하는 깊은 세계를 가지고 있더군요.

주말 아침, 거실 식탁에 둘러앉아 아이들과 나누는 수다 속에서도 가끔 등장하는 코코아의 종류 이야기. 알고 마시면 그 깊이와 재미가 배가 되는 코코아의 대표적인 종류와 특징들을 정리해 드립니다.

 

1. 품종에 따른 분류: 크리올로, 포라스테로, 트리니타리오

카카오나무의 품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카카오의 여왕'이라 불리는 크리올로(Criollo)입니다. 전 세계 생산량의 5% 미만에 불과한 최고급 품종으로, 산미가 적고 고소하며 과일 향과 꽃향기가 어우러진 섬세한 풍미가 특징입니다. 이곳 코스타리카를 비롯한 중남미 일부 지역에서 주로 생산됩니다.

둘째는 전 세계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포라스테로(Forastero)입니다. 병충해에 강하고 생산량이 많아 흔히 접하는 일반적인 초콜릿의 원료가 됩니다. 쓴맛과 거친 풍미가 강한 편입니다. 셋째는 이 둘을 교배한 트리니타리오(Trinitario)로, 포라스테로의 강인함과 크리올로의 우수한 풍미를 겸비한 고급 품종입니다. 이렇게 원두 자체의 품종에 따라 코코아의 첫인상이 결정됩니다.

 

2. 가공 방식에 따른 분류: 내추럴 코코아 vs 더치 프로세스 코코아

시중에서 판매되는 코코아 파우더는 가공 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내추럴 코코아(Natural Cocoa)입니다. 카카오 닙스에서 지방(카카오 버터)을 추출한 뒤 남은 덩어리를 그대로 빻아 만든 것으로, 산도가 높고 연한 갈색을 띱니다. 카카오 본연의 상큼한 과일 향과 쌉싸름한 맛이 잘 살아있습니다.

두 번째는 더치 프로세스 코코아(Dutched/Dutch-processed Cocoa)입니다. 내추럴 코코아의 강한 산미를 줄이고 잘 녹게 하기 위해 알칼리 처리를 한 것입니다. 색이 진한 다크 브라운으로 변하고, 산미가 줄어들어 맛이 한층 부드럽고 구수해집니다. 베이킹이나 따뜻한 음료용으로 널리 쓰이는데, 본연의 다채로운 향을 즐기고 싶다면 내추럴을, 진하고 부드러운 풍미를 원한다면 더치 프로세스를 선택하면 됩니다.

 

3. 원물 형태에 따른 분류: 카카오 닙스, 카카오 허스크, 코코아 파우더

음료나 식재료로 즐길 때 원물의 어느 부위를 사용하는지에 따라서도 구분이 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코코아 파우더는 가공된 가루 형태로 물이나 우유에 타서 마시기 좋습니다.

반면, 볶은 카카오 빈을 껍질만 벗겨 부순 카카오 닙스(Cacao Nibs)는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과 함께 쌉싸름한 맛을 내어 요거트나 샐러드에 곁들여 먹기 좋습니다. 그리고 지난 글에서 소개했던 코코아 Tea의 재료가 되는 카카오 허스크(Cacao Husk)는 카카오 빈의 껍질 부분으로, 차처럼 우려내어 맑고 깔끔한 카카오 향을 즐길 수 있습니다. 형태에 따라 즐기는 방식도, 느껴지는 매력도 제각각입니다.

 

4. 나이와 취향에 따라 즐기는 에스까수 우리 집 코코아의 매력

우리 집 식탁에서도 코코아의 종류에 따라 취향이 확연히 갈립니다. 단맛에 익숙한 딸과 아들은 우유에 부드러운 더치 코코아 파우더를 타서 달콤하게 마시는 것을 좋아합니다. 타향살이에 지친 아이들에게는 이 달콤한 한 잔이 큰 위로가 되는 모양입니다.

반면, 50대 중반에 들어서며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선호하게 된 아내와 저는 내추럴 카카오 허스크를 따뜻한 물에 우려내어 향을 음미하며 마십니다. 같은 카카오라는 열매에서 출발했지만, 가공과 추출 방식에 따라 온 가족이 각자의 취향에 맞는 한 잔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참 매력적입니다. 나에게 맞는 코코아 한 잔을 찾아가는 과정, 그것이 바로 중년의 삶에 더해진 또 하나의 작은 기쁨입니다.